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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교수님, 핀란드 신경외과 교환학생 가고 싶어요"

"교수님, 핀란드 신경외과 교환학생 가고 싶어요"

  • 이은빈 기자 cucici@doctorsnews.co.kr
  • 승인 2012.06.04 17: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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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계 의대생들 주도하는 'SCOPE·SCORE' 시스템 한국 첫 도입
학교 아닌 학생 교류 '눈길'…올 8월 IFMSA 총회서 1:1 매칭

▲ 학생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 도입을 위해 교수를 설득하는 3분 상황극을 연출하고 있다. ⓒ의협신문 이은빈
'나는 우리 학교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싶다. 그러기 위해서는 한 교수님을 설득해야 하는데, 그는 이 프로그램에 호의적이지 않고 잘 뵙기도 힘들다. 우연히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교수님을 마주쳤다. 주어진 시간은 3분.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.'

2일 저녁 서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243호 강의실. 십수명의 학생들이 쭈뼛쭈뼛 짝을 지어 섰다. 한 학생이 "우리도 SCOPE 프로그램을 만들자"며 앞에 선 사람에게 프로그램 리플렛을 내민다. 상대방은 다소 깐깐한 태도로 이를 펼쳐보면서 이것저것 따져 묻기 시작한다.

"당신의 뭘 믿고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냐"는 질문에 학생은 쩔쩔매는 표정이 되고 만다. 구경꾼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와 상황은 종료됐다. 스승과 제자를 가장한 3분 상황극. 조만간 교수를 상대로 실제 설득에 들어갈 표정들이 사뭇 진지하다.

전 세계 87개국 의대생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한국에 상륙했다. 학교 간 협정이 아닌, 주인공인 학생들이 나서 1:1 매칭으로 정원을 결정하는 점이 특징이다.

대한의과대학/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전국 의대/의전원생을 대상으로 세계의대생연합(이하 IFMSA) 가입 설명회를 열어 이 같은 프로그램을 포함한 활동 사항을 소개했다.

이날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교환학생을 가기를 원하는 학생들은 회원 가입을 거쳐 직접 학교에 프로그램 도입을 건의해 성공해야만 실습이 이뤄질 수 있다. 현재까지 한국에서는 관동의대·아주의대·원광의대·중앙의대·CHA의과대 5곳에서 프로그램이 개설된 상태다.

프로그램은 병원에서 4~6주 동안 특정과를 돌며 실습을 체험할 수 있는 SCOPE(Standing Committee on Professional Exchange)와 의대 연구실에서 리서치 관련 활동을 수행하는 SCORE(Standing Committee on Research Exchange)로 구분된다.

지난해 처음으로 SCOPE를 통해 14명의 한국 의대생들이 핀란드, 슬로베니아 대학병원 체류 기회를 얻은 데 이어 올해부터는 SCORE도 전격 도입해 연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키로 했다.

각 대학에서는 보내는 학생수 만큼 해당국가의 학생을 받아 무료로 숙식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, 학생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의 의료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.

강유선 의대협 국제협력국장(이대의전원)은 "오는 8월 인도에서 열리는 IFMSA 총회에서 준비해간 티오로 계약을 맺을 예정"이라면서 "의대생들이 교환학생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각 보다 많지 않은데, 능동적으로 국가를 선택하고 떠날 수 있어 호응이 높은 편"이라고 말했다.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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